전체 글 (109) 썸네일형 리스트형 T의 공백 소파에서 잠든 유환의 숨소리에 책 넘기는 소리를 얹었다. 그 상태로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스탠드 불빛에 눈이 아파오자 청연은 안경을 벗곤 책을 포개서 무릎 위에 올렸다. 눈가를 주무르고 스탠드를 끈 다음, 어두운 방 안의 천장을 바라보며 심장 소리를 들었다.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는 와중에도 삶이 존재한다. 맛있는 걸 먹고 술을 마시고 잡담을 나누고 영화를 보고 운동을 하며 책을 읽은 다음 잠자리에 드는 그런 평범한 사람의 일상. - 모든 정의가 끝난다면, 너도 네 일상이 덧없게 느껴 질 거야. 한 때 그런 말을 했던 존재가 있었다. 친구라고 하기에는 조금 먼. 이해자라고 하기에도 조금 다른.매트릭스의 빨간약을 먼저 선택한 선지자가. 그를 S라고 불러야 할 지 H라고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다. 조금 .. 지옥의 소개팅 자청연은 삼십이년의 삶을 돌이켜 볼 때마다, 자신을 예스맨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윗사람의 명령에 잠자코 따르는 편인 걸 포함해, 주변의 의견이나 권유에는 가능한 예스라는 대답을 돌려준다는 어처구니없는 자체평가의 결과였다. 실제로 그가 예스맨인지는 차지하더라도 예스의 대답을 돌려주는 이유란 참 단순했다. 주관이 없어서는 당연히 아니고, 호감을 쉽게 높이기 위한 일종의 방편이라고나 할까. 때문에 며칠 전 그는 베타팀의 어떤 아리따운 금발을 지닌 아가씨의 말을 넘길 수가 없었다. - 좀처럼 접점이 없다면서 나한테 말을 건네 왔는데, 청연이라면 관심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어떤 일 이길래? 이틀 전 르네 하워드, 약칭 '르네 아가씨' 께서는 햇빛을 담뿍 머금은 황금 모래사장 같은 머리카락 끝을 매만지며 약간 .. 느린 봄 그 해는 유독 봄이 느리게 흘렀다. 착각 인 줄 알았지만 자두꽃이 피는 시기가 예년보다 늦었다. 조부와 형들이 친척을 만나러 간 사이, 마당 바위에 앉아 가만 자두꽃을 보던 청연에게 심심한 위로를 건넨 건 누이였다. 요즈음 서리가 내려 앉은 날이 많아서 그래. 날이 개면, 훨씬 따뜻한 햇살이 며칠만 내리 쬐이면 금새 봉오리가 필 거라는 말이었다. 참으로 신기하지 않은가. 누이에게는 물론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앉아 자두나무를 보았을 뿐인데 마음을 읽은 것 마냥 그녀는 청연이 원하는 걸 알았다. 누이는 청연이 자두는 먹지 않아도 자두꽃을 좋아하는 것을 안다. 신기한 누이다. "청연아, 심심하니?""시키실 일 있으십니까." 어차피 막내인 아영이는 또 떡을 받아온답시고 갔다가 함흥차사로 조.. 달의 뒷면과 그림자 새벽녘에 기분 좋게 깬 것 치고는 일진이 참으로 미묘했다. 면도를 하는 와중에 울리는 알림에 부리나케 두루마기를 챙겨 나섰는데, 번화가도 주택가도 아닌 영동대교 도로 위 갓길에 나타난 마물이라니. 외부인의 시야를 차단한다는 결계사의 결계야 완벽하겠지만, 겨울날 강가에 불어오는 바람은 마주 하는 것만으로 사람을 섧게 만들었다. 게다가 유난히 아침 공기가 시리지 않는가. 마물이고 나발이고 이 짓을 뭣하러 하고 있는가 하는 탄식이야 이미 몇 년 째 하던 일이었다. 다만 마물을 랜덤으로 생성해서 서울 시내에 배치하는 어플을 쥔 잔학무도한 악의 비밀결사라도 있는가, 하는 시시껄렁한 생각을 하고 있다가 일이 터질 뻔 했다. 전세버스 위에 올라타려 드는 마물을 보며 그때서야 벼락이라도 맞은 듯 정신이 들었다. 청연은.. [AU] 나께서는 기억 하시는가 창 사이로 들어온 달빛이 어스름했다. 술잔에 꽃잎을 띄워 신선 놀음을 했던 날에 보았던 달이라곤 믿을 수 없었다. 술잔조차 쥐지 못할 정도로 고통이 뒤따르는 것이 화상이었구나. 그걸 몰랐다. 참으로, 나께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치였고 아둔했던 자였다. 쥐고나며 자란 것에 아무런 의무도 모르고 의심 없이, 그저 살아 있는 것에 감사 할 줄 모르던 치기만이 가득한 사내아이였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가혹 해 질 것은 없었다. 병가상사와 새옹지마라 하기에는 잃은 것이 너무 많았다. 잃기 까지 걸린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혼자서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제 오물조차 스스로 치우지 못하는 반병신이 되어 알게 된 수치는 도무지 잊고 싶어도 잊지 못할 것이다. 어찌 하면 좋은가. 이 원통함을. 수치와, 치욕.. [AU] 尊命 담장은 걸어 잠근 빗장만큼이나 그 집안의 위세와 평판을 의미한다. 때문에 청연은 담을 넘은 후, 직감적으로 주군이 암살을 명한 사내가 참으로 '좋은 집안' 의 독자임을 알았다. 빗장은 단단히 걸어두었으나 결코 높지 않은 집안 담장은 어느 기와든 금하나 간 게 없었다. 오래된 가풍에 걸맞게 낙후 된 구석 하나 없는 살뜰한 저택이었다. 명성과 권세를 휘두르며 행인을 무시하는 이들이라면 더 높은 담장을 지었겠고 환하게 담장을 밝혔겠지. 그러나 은은히 빛나는 등 몇 개와 발돋움을 하면 볼 수 있는 높이의 담장이다. 필시 오가는 이를 선별하지 않고 베푸는 집안 일 것이다. 검소하고 실속 있는 등롱의 모양이 그 생각을 뒷받침 했다. 청연은 등롱을 든 채 자신을 보고 얼어붙은 하인을 응시했다. 그리곤 전광석화와 같은.. [더세레/D] 씨씨(CiCi) 2016년 근미래 한국 이능력/영능력 기관 배경 커뮤니티THE SECOND REVOLUTION (T2nd/더세레) D의 메인캐릭터 이름씨씨(CiCi) 사원증29세 / 男 / 191cm / 92kg 델타팀 / 대리 외형동양, 라티노 혼혈. 검고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진한 이목구비, 콧대가 살짝 꺾인 높은 코, 밝은 헤이즐 눈동자에 죽 찢어진 가늘고 매서운 눈매.큰 키, 선천적으로 벌어진 골격에 근육질 체구, 뼈마디 불거진 굳은살투성이 주먹. 갈색으로 그을린 살갗에 오른 어깨죽지부터 팔꿈치까지 정교한 트라이벌 타투를 새겼다. 지원사유야근을 위한 튼튼한 육체와 강한 멘탈을 가졌으나, 그래봤자 지극히 평범한 인간. 자기소개 풀네임 씨세로 로드리게스(Cicero Rodriguez).사소한 것에 흥미를 붙여 싱글거.. [더세레/S] 자청연 2016년 근미래 한국 이능력/영능력 기관 배경 커뮤니티THE SECOND REVOLUTION (T2nd/더세레) S의 메인캐릭터 이름자 청연 紫 淸沿 사원증32세 / 男 / 179cm / 74kg 알파팀 / D7월 15일 출생 / 극락조자리 외형청보랏빛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 목덜미를 조금 넘긴 머리가 길게 자랐다. 머리카락 끝에는 은색,회색,연분홍색,하늘색 등으로 염색했던 흔적이 남아있다.잘 어울린다는 걸 알기 때문에 방치중.하얀 피부와 우아하고 화사한 인상. 매사 웃고 다닌다. 전투 시에는 허리춤에 찬 태도太刀와 허벅지 포켓에 찬 나이프를 사용한다. 지원사유- 대표능력 (70) 꽃폭풍강한 산성과 독성을 품은 붉은 꽃잎이 휘날리는 폭풍우를 만들어낸다. 최대 범위는 반경 300m.아군으로 인식한 상대.. 이전 1 2 3 4 5 6 7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