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에서 느낄 수 있는 선입견과 달리 공학도 특유의 논리, 합리성을 좋아하고 그저 모호한 개념을 싫어한다.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밀어붙이고 감성에 호소하는 화법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어지간한 경우에도 쉽게 동요하는 편은 아니며, 갑작스런 문제상황에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선호한다.
주변에 대한 관찰욕이나 호기심이 많아서 관심이나 흥미가 생기면 그것에만 신경쓰며 푹 빠져버린다.
흥미있는 대상에 신경을 빼앗기면 사회적인 관습이나 생활을 챙기지 못할 정도로 몰두한다.
예를들어 한참 개발 작업 중에는 식사도 거르고 두문불출하여 컴퓨터에만 매달린다.
업무 외 가능한 모든 시간을 운동에 매달릴 정도로 몸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구기 종목처럼 협동성이 중요한 운동보다는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홀로 매진하는 운동을 선호한다.
일 외적으로 코딩도 취미로 계속하며 기상천외한 툴이나 프로그램을 만들곤 한다.
입사각오
선천적 발현자였던 부모와 달리 영능력은 조금도 타고나지 못한 그냥 인간.
북미 깡촌 지역의 퇴마사로 근근이 먹고살던 부모를 마물에게 여의고 어릴 적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푸에르토 리코 계, 아버지는 토종 한국인(전북 익산)으로
대학은 미국에서 컴퓨터 공학/정보 보안으로 조기 졸업하고 나이가 되자마자 한국 국적을 선택하여 모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선 잠깐 은행권 서버 보안팀에서 일했으나 사정없는 야근에 질린 나머지,
연금 보장/질 높은 복지시설/고액 급여가 보장되는 공공기관 대영청에 애닲게 지원하여 인천지부의 과학반(IT개발)로 입사하였다.
경력은 이제 주임말 대리초.
시간 외 근무에 대해서 경기를 일으키지만 한국 체류 n년차 서서히 받아들이며 적응하는 중.
중앙지부의 우월한 개발 인프라-보안 시스템에 강렬한 흥미를 느끼고 있다.
일말의 영능력은 커녕 영감 조차 없는 무딘 사내지만 마물이나 이질적인 힘에 대한 두려움은 없이
마물과 싸우는 이들에게 늘 강한 인상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어디까지나 업무시간 중 지원 가능한 범위에서,
전투요원 및 대영청 직원들에게 더없이 친절하게 응대 할 준비가 되어 있는 델타팀 사원.
"사람이 아니라 금수를 믿은 게 내 죄라면, 필히 죄가 맞다."
본명은 아쉬나쿠이. 한어로 아사나 또는 별호로 철랑이라고 불리는 사내.
열전
: 피는 서역 만리 너머 땅에 기인했으며, 그 출생과 생김새가 어느 인종에 연유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복잡한 이족의 피가 섞여 태어나 조실부모하고 일찌기 돌궐의 야만적인 전사로 키워져 자랐다. 나이 열다섯, 부족과 동맹을 맺은 삭주성 도위 휘하 친선 대사 호위로 보내져 오래도록 중원의 풍습과 문물을 익혀 재능을 닦았다. 그러나 십년 후인 스물다섯해 되던 날, 돌궐과 한족의 동맹이 당시 왕조의 정치적인 이유로 깨지며 믿은 상관과 부족에게 토사구팽 당한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돌궐 고향의 벗과 가족도 처참하게 살해되었고 중원의 지기와 지우는 적국의 이민족이라 외면하였기에 도망생활을 전전하다 간신히 추적망을 벗어났다. 그리하여 다시 십삼년 후, 피눈물 흘리며 이를 악물고 사라진 묵면의 사내는 중원 어느 명문 세가의 식객으로 나타났다. 허구헌날 술을 마시고 서글픈 가락으로 금을 타며 과연 검 하나 다룰 수 있냐는 조롱을 받으면서도 가주는 무슨 이유에선지 사내를 세가의 객으로 거두었다.
외모
: 나이는 서른 여덟. 장대한 체구에 아름드리 나무 만치 굵은 허리와 두터운 주먹에 팔뚝은 어지간한 몽둥이만 하다. 늘 죽립을 푹 눌러쓰고 다녀 맨 얼굴을 드러내지 않지만, 밝은 빛 아래 피부는 남만인 못지 않게 흙빛이며 서역인처럼 독특한 생김새에 눈동자는 녹옥 빛깔이다. 성긴 머리칼은 높이 묶을 수 있을 정도로 길러 대충 묶고 다니며 짧은 수염이 턱께를 덮었다. 늘 바랜 회색 장포를 걸치며 긴 창 하나 걸머지고 허리춤에 비도, 나경 따위를 매달고 다닌다. 지옥같던 도망생활로 인한 흉터가 나신의 등짝에 새겨져 그날의 악몽을 되새기곤 한다.
성격
: 실실 웃으며 곧잘 다니는 사람에게 농을 던진다. 십삼년 전 사건이 있기 전엔 하도 꼬장꼬장하며 불 같은 성질머리에 그야말로 대쪽같은 전사였으나, 지금에 옛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세상 성실히 살지 않고 세가의 밥이나 축내는 행동거지에 거진 매일 같이 기루에 가서 금을 뜯고 술을 마신다. 영판 가인의 기둥서방이나 뜨내기 낭인으로 보이기 십상.
특기
: 본디 출신에서 비롯한 가닥이 있어 기마술과 창술에 능하다. 그러나 중원에 있을 적 기인에게 연이 닿아 고절한 진법을 익혔으며, 은사에게 무 보다는 문재가 있다는 평을 들었다. 익힌 진법의 도는 끝을 헤아리기 어려우나, 실질 전투에선 도움되진 않는 듯. 판관필의 수법이나 창술로 대응하는 게 고작인데 어째선지 소싯적만큼 내공이 받쳐주지 않는 듯 하다. 피나는 노력으로 기관이나 화약을 다루는 지식에도 빠삭하다.
관계
- 묵군
: 열다섯 나이에 제 의지와 상관없이 중원에 보내져 이방인 사이에 끼어 힘겹게 낯선 문물을 접하던 중, 검을 알려주던 무사의 지인이라 하여 처음 만났다. 다른 피부색이라 하여 차별하던 이들과 달리 다정하고 제 음공을 손수 지도하여 진심으로 스승으로 모셨던 남자였다. 그 사건 이후, 간신히 목숨만 붙어 어찌어찌 복수에 미쳐 살던 중에 귓가로 낯익은 곡조의 금률이 들려왔다. 언젠가 스승이 사사했던 것과 똑같은 곡조의 금률이.
- 은비
: 십삼년전, 천라지망으로 좁혀오는 그 추격망을 벗어날 수 있던 까닭은 비오는 그날 마주친 명문세가 가주의 자비 덕이었다. 동정어린 비호 아래 간신히 숨을 붙여 세가에 몸을 의탁한 뒤, 어르신과 가문에 은혜를 갚겠다 투르크 민족의 맹세를 다졌다. 이후 세가의 귀한 여식인 은비를 아가씨라 섬기며 그녀의 지시에 따르곤 하지만, 아가씨 행보에 늘 불안불안하며 걱정하는 입장.
- 테오
: 어느 날 갑자기 모시는 아가씨의 명에 따라 호위로 임명된 사내. 대관절 무슨 연유나 배경으로 호위가 된 건지 믿기지 않아 제가 운영하는 조직의 끈을 총동원해 정체를 캐물었다. 나중에 출신을 알고서 왕족에 대한 깊은 선입견에 의해 반발할 뻔 했지만, 그의 소탈한 성품이나 이방인이라는 처지에 동질감을 느껴 가까운 사이가 된다.
비설
: 십삼년 전 사건으로 성년이 되자마자 결혼한 아내와 배냇아이를 잃었다.
사건 이후, 그의 행적은 중원 정보조직인 비망각 설립과 관계되어있다.
추적을 피해 탈주하던 당시 입은 오래된 내상이 있다.
왕족이나 고관 대작에게 뿌리깊은 증오를 가졌고 누가 왕위에 오르더라도 세상은 바뀌지 않음에 통렬하게 비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