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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지금 무슨 공부해?

RSW 2018. 3. 20. 00:14




류시월 - 컴퓨터 활용 능력시험

프리랜서 영한영 번역을 위해 이력서를 채우다가 뒤늦게 컴퓨터 활용 능력 자격증이 없단 말을 듣고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진 PPT만 좀 할 줄 알았지 워드도 거의 초급 수준. 엑셀은 외계 프로그램인 줄 알았더란다. 뒤늦게 함수식을 외우며 써본 엑셀의 편리함에 매일 무릎을 치고 있음. 이 편리한 걸 대체 왜 지금껏 몰랐던 건지 한탄, 또 한탄. 모를 거면 평생 모르던가 왜 졸업 다 해가는데 이제 안 걸까. 문제는 집에 데톱이 없고 노트북에도 마소 계열 프로그램이 안 깔려있기 때문에 학원 수업이 끝나도 복습을 못해서 잊어먹다 기억해내길 반복. 이럴 바엔 프로그램 까짓거 사서 깔지! 라고 생각해서 마루더러 사오라고 했더니... 비싼 오피스 제품군 가격에 놀랐다.



한해인 - 어플리케이션 홍보 강좌

얼마 전 선배들과 추진했던 스타트업 회사가 사내 연애로 엎어져버렸음. 결국 완전히 1인 창업의 길을 굳혔다. 그새 바뀌어버린 홍보 트랜드에 매우 당황했다. 공들여 꾸민 홈페이지와 SNS가 아쉬울 정도로, 홍보앱을 통한 주문이 압도적이다. 쇼핑몰 창업 강좌와 어플리케이션 홍보 강좌중 고민하다 후자를 골랐다. 매일매일 스마트폰 없던 시절엔 뭐 하고 지냈는지 모르겠다며 찬우에게 조잘거린다.



남궁가온 - 켈리그라피

계기는 우연히 선물 받은 레터링 드로잉 펜촉. 전부터 켈리그라피는 해보고 싶었는데 펜촉까지 생겼겠다, 단단히 마음 먹고 시작했다.  어두운 방에서 스탠드만 켜놓고 손가락에 힘을 잔뜩 줬다. 라디오를 들으며 연습 또 연습. 아날로그 감성이 뿜뿜 폭발해버린다!... 정신 차리고 보니 정말 검지가 빨갛게 부어서 아려올 정도로 푹 빠져버렸다. 그럴듯하게 쓸 수 있게 된 날부턴 인스타그램에도 올리기 시작. 강성이와 강후에게 의미 없는 메세지 카드를 잔뜩 떠넘기기 시작한 것도 이 때 부터... 해인이가 엽서 뒤에 좋아하는 문구를 써달라는 말에 으쓱거리는 지경까지 갔다. 이럴 게 아니라 시월 언니처럼 자격증 공부를 해야 하는데, 라고 말하면서도 쓸모 없는 일에 노력 120%를 퍼붓는 성격은 어딜 안 간다.



소렐라 - 애완동물 기본 상식

너무 혼자 오래 살아서 그런가, 드디어 적적해지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이것저것 키워보라는 권유를 못이긴 척 받아들이긴 했는데 애초에 뭘 키워야 할지.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사는 삼십대의 삶도 괜찮겠다 싶었더니, 전기 코드를 물어 뜯고 모니터 앞에서 일을 방해한다는 말에 다시 재고했다. 그리하여 강아지, 고양이, 새, 물고기, 거미, 햄스터, 뱀, 파충류, 거미, 달팽이에서 마리모까지 뒤져보다가 어느 날 깔끔하게 때려 치웠다. 핸드북 사이즈의 애완동물 기본 상식 가이드북을 펼쳐서 라이프 스타일과 맞는 애완동물을 찾기 시작했는데. 준비만 하다가 시간이 다 갈 기세. 과연 키울 날이 오긴 할지. 그래도 상식이 늘어나면 좋은 거잖아? 아무렴. 



아이언 - 법원 경매

남들 다 한다는 비X코인을 좀 일찍 시작해서 라쳇이 들으면 귀를 의심할 정도로 차익을 남기긴 했다. 하지만 그 간 시세 확인하느라 자다가도 일어나고 일하다가도 확인하고 확인하고 확인하고... 사람답게 지내질 못하겠다 싶어 두 손 다 들었다. 결국 관두고 조금 더 건실적이고 괜찮은걸 찾아보다 결정한게 법원 경매. 대법원 사이트에서 헐값에 올라온 땅이나 건물들을 직접 가서 확인하거나 거리뷰로 확인, 괜찮은 것들은 직접 보러 가기도 한다. 몇몇 부동산에서 소개받은 물건들은 다 시원치 않았다보니 직접 발로 뛰며 시세도 파악하고 경매도 참여하고. 나름 재미가 붙었다. 새벽부터 어딜 그렇게 나가냐고 물어보면 낚시라고 대답한다. 낚시가 맞긴 하지. 가끔 월척일수도 있으니깐. 결국 남들한텐 말 못할 취미가 생긴건 확실하다.